창업일지

저는 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나왔습니다.

chikapick 2026. 8. 29. 19:13

 

어떠한 일에 확신이 든 것과 회사를 그만두는 것은 다른 문제였습니다.

잘하는 일이었고, 안정적인 자리였습니다.

그런데도 저는 임플란트 회사에서 10년을 넘게 일한 뒤, 그 자리를 나왔습니다.

스물다섯, 남양주 진접의 작은 원장실

체어 한 대를 팔겠다고 남양주 진접의 작은 치과 원장실에 앉아 있었습니다.

전 영업사원이었고, 제 나이 스물다섯이었습니다. 계약서도 제대로 쓸 줄도 몰랐습니다.

 

원장님은 서류도 서툰 저에게 첫 계약을 내주셨습니다.

원장실을 나와 주차장까지 걸어가는 동안 심장이 뛰었습니다.

 

치과계에 대해 이해하는데 몇 해가 걸렸고, 그 자리에서 10년을 더 보내고 나서야 저는 그날 원장님이 내주신 계약이 어떤 시장 위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는지 알게 됐습니다.

 

원장님들은 전부 부자가 아니었다!

막연히 치과 원장님들은 다 부자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환자가 지불하는 비용이 크니까요.

 

하지만 현장은 달랐습니다.

 

치과가 너무 많아지면서 치킨게임이 시작되고 있었고,

희로애락을 함께한 원장님들이 무너지는 것이 눈에 들어오는 게 제 영업 환경이 어려워지는 것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선비처럼 진료에만 집중하는 원장님들이 뒤처졌습니다.

제값을 받겠다고 가격을 지킨 원장님들도 뒤처졌습니다.

 

그 뒤로 마케팅 업체가 들어오면서 판이 완전히 바뀌었고, 저는 10년 동안 그 흐름을 현장에서 지켜봤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지난 현장 리포트에서 다뤘습니다.

2년의 결론

저는 영업사원이었기에 주변 치과들에 대해 훤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치과를 찾아달라는 요청을 왕왕 받곤 했습니다.

어느 분은 임플란트를 정말 잘하는 곳을 추천해 달라 했고,

어느 분은 정말 싼 곳으로 알려 달라 하셨습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지인들에게 하나하나 답을 달다 보니, 질문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왜 치과 찾기가 어려울까? 

 

어떤 사람들은 이미 스스로 해결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동네 치과 서너 곳을 돌며 검진을 받고 비교한 뒤 한 곳을 정하는, 이른바 치과 쇼핑이었습니다.

시간과 체력을 써서 맞는 치과를 찾으러 돌아다니고 있었습니다. AI가 나오고 로봇이 일을 하는 이 시대에 말이죠.

 

2년의 결론은 명확했습니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격표가 아니라, 거리와 증상과 나이와 예산과 전문 분야를 한꺼번에 고려해 자기에게 맞는 치과를 찾아주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말입니다...

제가 지인들에게 해주던 바로 그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나왔습니다

10년 넘게 다닌 곳이었고, 잘하는 일이었고, 안정적인 자리였습니다.

기대되지만 걱정되었습니다.

가족들도 응원하지만 걱정했습니다.

앱 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제가 3명을 더 모아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환자에게는 치과 선택의 기준을 제공하고

치과에는 환자와 만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것

 

치과 전용 플랫폼!

 

설명을 잘하는 치과가 살아남는 구조.

치과의사가 가진 지식으로 환자를 만나는 통로.

 

이건 제가 10년 동안 보지 못했고, 그래서 만들기로 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