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치료인데 왜 어떤 건 보험이 되고 어떤 건 안 될까
치과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당황스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설명을 들을 때는 고개를 끄덕였는데, 계산서를 받고 나서 생각보다 큰 금액에 멈칫하는 경우입니다.
이유는 대개 하나입니다.
어떤 항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고, 어떤 항목은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구분을 알고 가면 상담 자리에서 헷갈릴 일이 훨씬 줄어듭니다.
급여와 비급여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을 급여, 적용되지 않아 전액 본인이 부담하는 항목을 비급여라고 부릅니다.
기준을 아주 단순하게 말하면, 기능 회복에 필요한 치료인지가 큰 축입니다.
다만 실제 기준은 항목별로 훨씬 세분화되어 있고 정책에 따라 바뀝니다.
그래서 이 글에서 개별 항목이 급여인지 아닌지를 단정해 적지는 않겠습니다.
이유가 있습니다. 제도가 개정되면 그 순간 틀린 정보가 됩니다.
그런데 인터넷에 올라간 글은 개정에 맞춰 수정되지 않습니다.
몇 년 전 기준으로 쓰인 글이 검색 상단에 그대로 남아서, 사람들이 그걸 보고 잘못 계산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낡은 정보가 없는 정보보다 나쁠 때가 있습니다.
정확한 확인처를 알려드리는 게 낫습니다.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 급여 기준 조회
- 국민건강보험공단 (1577-1000) - 본인 적용 여부, 연령 기준
- 해당 치과 데스크 - 내 치료 계획에서 어디까지가 급여인지
연령이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항목이 있습니다
이게 놓치기 쉬운 부분입니다.
같은 치료라도 나이나 개수, 적용 횟수에 따라 급여 여부가 달라지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부모님 치료를 알아보는 자녀분들이 이걸 모르고 계신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제 나이나 조건에서 보험이 적용되는 항목이 있나요?"
이 한마디를 데스크에서 물어보시는 것만으로 확인이 됩니다.
물어보지 않으면 안내되지 않고 지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치과가 숨기는 게 아니라, 환자마다 조건이 달라서 일일이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러 개를 한 번에 치료하는 경우에는 항목이 복잡하게 얽혀서, 담당자도 조회를 해봐야 정확한 답을 줄 수 있습니다.
견적서를 받으면 이렇게 나눠보세요
집에 와서 견적서를 다시 볼 때 두 덩어리로 나눠보시면 구조가 보입니다.
1. 보험이 적용되는 항목
대체로 금액 변동 폭이 작습니다. 기준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2. 적용되지 않는 항목
병원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이 여기입니다.
병원 간 가격 차이는 대부분 두 번째 덩어리에서 발생합니다.
그러니 비교할 때도 여기를 보셔야 의미가 있습니다.
전체 총액만 놓고 비교하면 서로 다른 걸 비교하게 됩니다.
A치과 견적에는 들어 있고 B치과 견적에는 빠져 있는 항목이 있다면, 두 숫자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닙니다.
나중에 그 항목이 추가되면 결국 비슷해지거나 역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총액이 아니라 조건을 보세요
여기서 조금 더 나아가면, 견적을 볼 때 확인하면 좋은 게 세 가지 있습니다.
첫째, 이 금액이 어떤 상황을 전제로 한 것인지.
검사 전 개략적인 안내인지, 검사 후 확정된 계획인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다릅니다.
둘째,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항목이 무엇인지.
잇몸 상태나 뼈 상태에 따라붙을 수 있는 항목들이 있습니다. 미리 알면 나중에 놀라지 않습니다.
셋째, 치료가 여러 번에 걸쳐 진행되는지.
한 번에 끝나는 치료와 몇 달에 걸쳐 진행되는 치료는 비용을 받아들이는 방식이 다릅니다.
이 세 가지를 물어보면 견적서의 숫자가 훨씬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왜 이걸 알아야 하나
제가 담당하던 지역에는 어르신 환자분이 많았습니다.
치과에서 설명을 듣고 오신 어르신이 집에서 자녀분께 내용을 전달하려다 막히면, 자녀분이 다시 치과로 전화를 겁니다.
그러면 실장님이 수화기를 붙잡고 처음부터 다시 설명합니다.
이 장면을 정말 수도 없이 봤습니다.
양쪽 다 지치는 구조입니다.
환자는 자기가 무엇에 돈을 냈는지 끝내 모른 채 넘어가고, 치과는 같은 설명을 두 번 세 번 반복합니다.
그 사이에서 신뢰가 조금씩 깎입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닙니다. 설명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환자가 이해력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진료실에서 한 번 듣고 그 자리에서 소화하기에는 정보의 밀도가 너무 높을 뿐입니다.
이 구조를 바꾸고 싶어서 시작한 게 치카픽입니다.
견적서 한 장을 환자의 언어로 옮기는 일, 그게 생각보다 큰 문제라는 걸 현장에서 오래 봤습니다.
급여 기준과 적용 범위는 정책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정확한 내용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또는 진료받으시는 치과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 방침이 아닙니다.
김지태. (주)희온컴퍼니 대표.
임플란트 회사에서 10년 넘게 현장 영업을 하며 500곳이 넘는 치과를 담당했습니다.
현재 치과 전용 플랫폼 '치카픽'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