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치과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할까
같은 무기로 싸우면 집니다
체어 세 대짜리 동네 치과가 근처에 들어온 대형 치과와 경쟁하는 방법을 물어보시면, 대개 답이 하나로 모입니다.
가격을 맞춰야 하나.
그 방향으로 가면 정확히, 이기지 못합니다.
규모가 큰 쪽은 구조적으로 유리한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재료와 장비의 구매 단가.
물량이 다르면 단가가 다릅니다. 같은 제품을 쓰면서 원가에서 밀립니다.
광고 단가와 노출.
예산 규모가 다르고, 전담 인력이 있고, 데이터가 쌓여 있습니다.
같은 키워드에서 같은 자리를 놓고 붙으면 예산 싸움이 됩니다.
인력 풀.
채용 채널과 교육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
사람이 나가도 메울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위에서 가격으로 붙으면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낮춘 만큼 그대로 내 마진에서 나갑니다.
상대는 그 정도를 감당할 체력이 있고, 나는 없습니다.
그러니 질문을 바꿔야 합니다.
어떻게 이길까가 아니라, 내가 가진 경쟁력은 무엇일까?입니다.
동네 치과에만 있는 것
10년 넘게 치과를 돌아다니면서 본 것이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치과가 가진 것 중에 큰 곳이 흉내 내기 어려운 것들이 있습니다.
1. 연속성
같은 원장님이 계속 봅니다.
큰 곳은 진료 분야가 나뉘어 있고 담당이 바뀝니다.
효율적인 구조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매번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자기 사정을 다시 설명하게 됩니다.
동네 치과는 3년 전에 어느 치아를 어떻게 치료했는지 기억하는 사람이 앉아 있습니다.
이건 기록의 문제가 아니라 맥락의 문제입니다.
이 환자가 겁이 많은지, 약속을 잘 지키는지, 지난번에 뭘 걱정했는지가 사람 안에 남아 있습니다.
2. 판단의 속도
작은 조직은 결정이 빠릅니다.
이 환자에게 이번엔 치료를 미루자고 판단하는 데 결재가 필요 없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고 다음에 보자고 할 수 있습니다.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조직일수록 개별 판단의 여지가 줄어듭니다.
3. 생활 동선
환자가 지나다니는 길목에 있습니다.
오다가다 들를 수 있고, 아이 데리고 갈 수 있고, 퇴근길에 잠깐 들를 수 있습니다.
찾아가야 하는 곳과 지나가다 들르는 곳은 다른 시장입니다.
4. 관계
이건 가장 크면서 가장 강조가 덜 되는 자산입니다.
한 가족이 통째로 다니는 경우, 옆집에 소개해 주는 경우, 이사 가고도 찾아오는 경우. 동네 치과에는 이런 관계가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왜 안 먹히나
여기가 핵심입니다.
네 가지 다 밖에서 안 보이기 때문입니다.
간판에는 치과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성실한 진료, 정직한 치료, 환자 중심 같은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근처 다른 치과 홈페이지에도 같은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구별되지 않는 정보는 정보가 아닙니다.
그래서 새 환자는 판단할 재료가 없습니다.
재료가 없으면 남는 기준은 하나입니다.
가격입니다.
결국 싸우지 않으려고 피했던 그 자리로 다시 끌려 들어갑니다.
10년 넘게 보면서 가장 답답했던 게 이 지점입니다.
가진 게 없어서가 아니라, 가진 걸 보이게 만들지 않아서 밀리는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그러면 무엇을 해야 하나
진료 범위를 좁혀서 분명히 말하기
다 잘한다는 말은 아무 말도 아닙니다.
실제로 많이 보시는 것, 자신 있는 것을 앞에 두는 편이 낫습니다.
어린이 진료를 오래 하셨으면 그걸 말씀하시면 됩니다.
어르신 틀니를 많이 하셨으면 그걸 앞에 두시면 됩니다.
범위를 좁히면 손님이 줄 것 같지만, 실제로는 찾아올 이유가 생깁니다.
사람을 드러내기
환자가 알고 싶어 하는 건 병원이 아니라 누가 내 이를 보느냐입니다.
원장님이 어디서 무엇을 얼마나 하셨는지, 어떤 진료를 주로 보시는지가 밖에서 확인 가능한 상태인지 점검해 보시기 바랍니다.
거짓이나 과장 없이 사실만 적어도 대부분의 치과보다 정보가 많아집니다.
설명을 기록으로 남기기
원장님의 설명은 지금 공기 중에 있습니다.
환자가 문을 나서면 사라집니다.
그리고 집에 가서 가족에게 전달할 때는 금액만 남습니다.
오늘 무엇을 했고, 다음에 무엇을 하고, 왜 다시 와야 하는지를 종이 한 장으로 드리는 것.
이것만으로 상담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다시 오게 만드는 체계
이미 오셨던 분이 조용히 사라지는 데는 비용이 잡히지 않습니다.
새 환자 한 명 데려오는 비용은 계속 오르는데, 이미 관계가 있는 분을 놓치는 손실은 장부에 안 나타납니다.
전화를 다 돌릴 수 없더라도, 누구에게 언제 연락해야 하는지가 정리되어 있는 것과 아닌 것은 다릅니다.
하지 말아야 할 것
가격 맞대응.
앞에서 말씀드린 이유 그대로입니다. 상대의 체력이 더 큽니다.
무리한 확장.
체어를 늘리고 인력을 늘려서 규모 싸움에 들어가는 선택입니다. 고정비가 올라가면 그때부터는 환자 수에 끌려다니게 됩니다.
전면적인 진료 확대.
안 하던 걸 다 하기 시작하면 잘하던 것마저 흐려집니다.
결국 같은 이야기입니다
동네 치과의 문제는 경쟁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이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연속성, 판단의 속도, 접근성, 관계. 이 네 가지는 규모가 큰 곳이 흉내 내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문 안쪽에만 있습니다.
이미 다니는 환자만 알고, 새로 올 사람은 모릅니다.
밖에서 보이게 만드는 일. 그게 저희가 하려는 일이기도 합니다.
김지태. (주)희온컴퍼니 대표.
임플란트 회사에서 10년 넘게 현장 영업을 하며 500곳이 넘는 치과를 담당했습니다.
현재 치과 전용 플랫폼 '치카픽'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