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이 이렇게 극단적으로 내려간 건 왜일까요?
재료가 갑자기 싸진 것도 아닙니다.
환자가 병원을 고르는 유일한 기준이 숫자 하나뿐이었고, 그 숫자 말고는 비교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임플란트 회사에서 10년간 현장 영업을 하며 직접 담당했던 500곳이 넘는 치과에서, 저는 이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습니다.
150만 원에서 19만 원까지, 10년의 타임라인
제가 처음 영업을 다니던 시기, 임플란트 가격은 15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였습니다.
몇 년 뒤에는 80만 원, 90만 원이 흔한 가격이 됐고, 그다음엔 30만 원대가 현수막에 걸렸습니다.
19만 원을 붙인 곳도 실제로 봤습니다.
같은 기간 동안 원장님들의 진료 실력이 떨어진 게 아닙니다.
치과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경쟁이 격화됐고, 대형 치과들은 몸집을 유지하기 위해 '임플란트 전문'을 내걸고 낮은 가격에 집중적으로 시술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대량 계약으로 재료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이들을 주변 중소 치과가 따라갈 방법은 없었습니다. 한 곳이 들어오면 그 상권 전체가 함께 흔들렸습니다.
마케팅 업체가 들어오면서 판이 완전히 바뀌었다
가격 경쟁 다음에 온 것은 마케팅 업체였습니다.
이 무렵부터 마케팅비를 한 푼도 쓰지 않는 치과를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적게는 월 300만 원, 많은 곳은 3,000만 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이 가장 먼저 요구하는 것은 언제나 같았습니다.
임플란트 가격을 더 내리라는 것!
노출을 사면 환자가 오고, 환자가 오면 가격을 내려야 하고, 가격을 내리면 케이스를 더 받아야 하고, 케이스를 더 받으려면 노출을 더 사야 하는 구조였습니다. 이 원 안에 있던 원장님들은 그게 원인 줄도 모른 채 계속 뛰었습니다.
견적은 쪼개지고, 청구서는 5년 뒤에 도착한다
그럼 환자는 이득을 봤을까요. 처음엔 그랬을 것입니다. 경쟁이 붙어 가격이 내려갔으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았습니다.
어느 정도의 수가는 받아야 했던 치과들은 견적서를 쪼개기 시작했습니다.
임플란트는 30만 원이라고 적혀 있지만 뼈이식이 붙고 이런저런 항목이 붙어 결국 70만 원을 내는 식입니다.
환자는 자신이 무엇에 돈을 냈는지 끝내 알지 못합니다.
치과 치료는 보통 10년을 보고 진행합니다. 급하게 진행되고 사후 관리가 이어지지 않은 치료는 몇 년 뒤 탈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때는 원인을 모르고 지나갑니다. 결국 더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다시 하게 됩니다.
가격 경쟁의 청구서는 사라진 게 아니라, 5년 뒤 환자에게 도착하고 있었습니다.
이상한 건 따로 있었다
10년 동안 현장을 다니며 본 것 중 가장 이상했던 건, 그 원 안에서 가장 잘 설명하는 원장님들이 가장 힘들어했다는 사실입니다.
체어에 앉혀놓고 15분씩 왜 이 치료가 필요한지 설명하는 분들, 뼈 상태가 좋지 않으면 오늘은 심지 않겠다고 돌려보내는 분들, 견적을 쪼개지 않고 처음부터 총액을 적는 분들.
그분들이 제일 비싸 보였고, 제일 답답해 보였고, 제일 빨리 지쳤습니다.
설명은 아무 데도 기록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클릭 수가 찍히는데, 설명은 숫자가 찍히지 않습니다. 측정되지 않는 노동은 결국 시장에서 값이 매겨지지 않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마케팅비가 실제로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고 원장님이 그 비용 대비 몇 명의 환자를 실제로 만났는지조차 파악하기 어려운 구조를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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