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이야기

마케팅비 500만원은 실제로 어디로 갔을까

chikapick 2026. 8. 27. 17:36

지난 글에서 마케팅 업체가 치과 시장에 들어오면서 가격 경쟁의 판이 바뀌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정작 그 돈을 매달 쓰고 있는 원장님들 중, 그 500만 원이 정확히 무엇에 쓰였는지 설명할 수 있는 분은 많지 않았습니다.

청구서는 오는데, 근거는 안 온다

대부분의 계약은 이렇게 흘러갑니다.

대행사가 "노출수", "클릭수", "전환율" 같은 지표가 담긴 리포트를 보내줍니다.

숫자는 매달 채워집니다.

 

문제는 그 숫자가 실제로 체어에 앉은 환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원장님 입장에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클릭이 100번 늘었다는 보고를 받아도, 그중 몇 명이 실제로 예약 전화를 했는지, 몇 명이 첫 상담 이후 다시 오지 않았는지는 원장님이 직접 데스크에 물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대행사 리포트에는 그 숫자가 없습니다.

왜 아무도 이 질문을 안 했을까

이상한 건 이 구조가 오래 지속되는 동안 크게 문제 제기가 없었다는 점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진료만으로도 하루가 부족한 원장님들에게, 마케팅비 대비 실제 신환 전환율을 직접 계산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대행사를 바꿔도 다음 대행사 역시 비슷한 형태의 리포트를 보내왔기 때문에, "원래 이런 것"으로 받아들여진 측면도 있습니다.

측정이 안 되면 협상도 안 된다

이 구조에서 가장 손해를 보는 건 결국 원장님입니다.

마케팅비 대비 실제 효과를 스스로 계산할 수 없으니, 다음 해 계약을 갱신할 때도 "작년보다 조금 더 써보자" 정도의 판단밖에 할 수 없습니다.

 

반대로 대행사는 이 불투명함 위에서 안정적으로 매출을 유지합니다.

광고비를 깎아야 할 이유도, 늘려야 할 근거도 원장님 손에는 없는 셈입니다.

결국 마케팅비 500만 원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답은 늘 같았습니다.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행사도, 어쩌면 원장님 본인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