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 이야기

신환 한 명에 15만 원, 이 숫자는 어떻게 계산된 걸까

chikapick 2026. 9. 3. 13:10

원장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오는 숫자가 있습니다.

"요즘 신환 한 명 데려오는 데 15만 원은 든다."

제가 담당했던 지역에서 원장님들께 들었던 범위는 대략 15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였습니다.

지역과 진료 과목에 따라 편차가 컸고, 공식 통계가 아니라 현장에서 오가던 체감 치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계산 방식이 신환을 늘리는 데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보통 이렇게 계산합니다

가장 흔한 방식은 단순합니다.

월 마케팅비 ÷ 그달의 신환 수 = 신환 1명당 비용
 

월 500만 원을 쓰고 신환이 33명이면 약 15만 원. 깔끔합니다.

문제는 분자와 분모가 모두 부정확하다는 겁니다.

분모의 문제 - 그 신환이 정말 광고로 왔나

한 달에 들어온 신환 33명 중에는 이런 분들이 섞여 있습니다.

  • 광고를 보고 온 사람
  • 지인 소개로 온 사람
  • 지나가다 간판을 보고 온 사람
  • 예전에 다녔다가 다시 온 사람
  • 가족이 다니는 걸 보고 온 사람

이걸 구분하지 않으면 광고와 무관하게 왔을 환자까지 광고 성과에 포함됩니다.

실제 비용은 15만 원보다 훨씬 높을 수 있습니다.

문진표에 "어떻게 알고 오셨나요"를 넣는 치과가 많지만, 이게 정확하게 채워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환자 입장에서는 대충 체크하고 넘어가는 항목이고, 실제로는 여러 경로가 겹쳐서 온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보고 관심이 생겼다가, 지인에게 물어보고, 검색으로 확인한 뒤 온 환자는 어느 칸에 체크할까요.

아마 마지막에 본 것에 체크할 겁니다.

분자의 문제 - 마케팅비만 비용이 아닙니다

대행사에 지급하는 금액만 계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것들이 함께 들어갑니다.

  • 상담에 들어가는 인건비와 시간
  • 광고를 보고 온 환자와의 기대 격차를 조율하는 비용
  • 견적 조정으로 낮아진 단가

특히 세 번째가 큽니다. 광고에 낮은 가격을 걸어서 온 환자에게는 그 가격 기준으로 상담이 시작됩니다.

유입 비용과 별개로 객단가가 함께 내려가는 구조인데, 이건 마케팅비 항목에 잡히지 않습니다.

더 중요한 문제 - 신환은 목표가 아닙니다

여기가 핵심입니다.

신환 33명이 들어왔다고 해서 33명이 치료를 받는 게 아닙니다.

상담만 받고 가는 분, 검진만 받는 분, 견적을 받아서 다른 곳과 비교하러 가는 분이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봐야 할 숫자는 이쪽입니다.

마케팅 총비용 ÷ 치료에 동의한 환자 수
 

이 기준으로 다시 계산하면 숫자가 크게 달라집니다.

상담 동의율이 절반이라면 비용은 두 배가 됩니다.

그런데 대행사 리포트에는 이 숫자가 없습니다.

리포트에 담기는 건 노출수, 클릭수, 전환율입니다.

그 숫자가 실제로 체어에 앉은 환자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원장님이 직접 데스크에 물어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계산하지 않는 쪽

반대편 숫자도 있습니다. 한 명의 환자가 평생 남기는 가치입니다.

치과 치료는 보통 10년을 봅니다.

 

한 번 치료로 끝나는 경우는 드물고, 정기 검진과 사후 관리가 이어집니다.

게다가 만족한 환자는 혼자 오지 않습니다.

아이의 검진에는 부모가 함께 오고, 어르신의 임플란트 상담에는 자녀가 함께 옵니다.

치료가 복잡하고 비용이 크기 때문에 결정을 보호자가 대신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환자 한 명이 가족 서너 명으로 확장되는 구조입니다.

 

이건 제가 개원 실무를 돕던 시절 가족 단위 혜택 제도를 만들어 실제로 확인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15만 원을 들여 데려온 환자가 한 번 치료받고 사라지면 손해입니다.

하지만 10년간 이어지고 가족까지 온다면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그래서 무엇을 봐야 하나

숫자 하나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신환 유입 단가보다 중요한 건, 그 환자가 얼마나 오래 남는가입니다.

유입 단가만 보면 광고를 늘리는 결론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방문율과 가족 확장을 함께 보면, 같은 예산으로 다른 선택이 가능해집니다.

  • 새 환자를 모셔 오는 데 쓸 것인가
  • 온 환자가 남게 하는 데 쓸 것인가

전자는 매달 반복 지출이고, 후자는 한 번 쌓이면 줄어들지 않습니다.

리콜이 필요하다는 걸 원장님도 실장님도 다 압니다.

정기적인 리콜도 쉽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부분은 「환자 한 명이 어떻게 가족 넷이 되는가」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한 가지 제안

당장 대행사를 바꾸거나 광고를 끊으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번 달부터 두 가지 숫자만 따로 세어보세요.

  1. 신환 중 실제로 치료를 시작한 사람의 수
  2. 지난달 치료받은 환자 중 이번 달에 다시 온 사람의 수

한 달이면 감이 옵니다. 세 달이면 판단할 수 있습니다.

측정되지 않는 것은 개선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부분의 치과가 쓰고 있는 15만 원이라는 숫자는, 사실 측정된 숫자가 아니라 짐작된 숫자입니다.

 

 

 


본문의 신환 유입 비용은 제가 현장에서 원장님들께 들었던 체감 치이며, 공식 통계가 아닙니다.

지역과 진료 과목에 따라 편차가 큽니다.

 

김지태. (주)희온컴퍼니 대표.

임플란트 회사에서 10년 넘게 현장 영업을 하며 500곳이 넘는 치과를 담당했습니다.

현재 치과 전용 플랫폼 '치카픽'을 만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