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계이야기 12

치과도 건물주가 무서워요

개원을 준비하는 원장님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가장 먼저 놀라는 부분이 있습니다.원하는 자리의 임대료입니다.역세권이나 대로변 자리는 임대료만으로 매달 큰 부담이 생깁니다.임대료 견적을 처음 받아보고 개원 계획 자체를 다시 고민하게 됐다는 원장님도 여럿 봤습니다.치과가 좋은 자리를 고집하는 이유치과는 다른 업종보다 유독 입지에 민감합니다.환자들이 아플 때 찾는 곳이다 보니, 눈에 잘 띄고 접근하기 쉬운 자리가 유리합니다.병원을 홍보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가 좋은 자리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것이었습니다.간판만 잘 보여도 절반은 광고가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치 자체가 마케팅의 큰 부분을 차지했습니다.그러다 보니 병원들이 몰리는 상권의 임대료는 계속 오르는 구조가 됩니다.한 지역..

치과계 이야기 2026.10.06

신환보다 재방문 환자가 중요한 이유

병원 마케팅 이야기를 하면 대부분 신환 이야기부터 시작합니다."이번 달 신환이 몇 명 늘었는지"가 병원의 가장 큰 관심사인 경우가 많았습니다.원장님들과 미팅을 하면 첫 질문이 거의 항상 신환 수였습니다.그런데 숫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작 병원을 안정적으로 굴러가게 하는 건 다른 쪽이었습니다.신환 한 명의 비용은 계속 오릅니다새로운 환자 한 명을 데려오려면 광고비를 써야 합니다.경쟁이 심한 지역일수록 그 비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반면 이미 병원을 다녀간 환자가 다시 방문하는 데는 별도의 광고비가 들지 않습니다.정기검진이나 다음 치료를 위해 다시 찾아오는 환자는, 신환을 데려오는 것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병원의 매출을 유지시켜 줍니다.전화 한 통, 문자 한 통 보내는 비용만으로도 재방문을 이끌어낼 ..

치과계 이야기 2026.10.05

임플란트 종류는 어떻게될까?

"이 브랜드 말고 다른 것도 있어요?" 환자들은 대부분 임플란트가 다 똑같은 줄 압니다. 원장님이 어떤 브랜드를 쓰는지, 그 브랜드가 왜 선택됐는지는 물어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브랜드마다, 그리고 제조 국가마다 꽤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국산과 수입, 무엇이 다를까 국내에는 오스템임플란트, 디오, 덴티움처럼 국산 브랜드가 있고, 스트라우만, 노벨바이오케어처럼 해외 브랜드도 들어와 있습니다. 임플란트 자체의 기본 구조와 원리는 브랜드마다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건 표면 처리 방식, 나사산의 디자인, 그리고 오랜 기간 쌓인 임상 데이터의 양이었습니다. 수입 브랜드는 오래전부터 세계 여러 나라에서 사용된 만큼 장기간의 데이터가 많이 쌓여 있는 편입니다. 유럽이나 북미의 ..

치과계 이야기 2026.10.04

치과는 왜 이렇게 광고가 조심스러울까

병원 마케팅을 이야기하다 보면 항상 나오는 말이 있습니다. "이 문구는 심의에 걸릴까요?" 일반 상품 광고라면 이 정도까지 고민할 일이 없습니다. 카피 하나 쓰는 데 변호사나 심의 기준까지 신경 쓰는 업종은 흔치 않습니다. 그런데 치과 광고는 문구 하나, 이미지 하나까지 조심해야 합니다. 의료광고는 미리 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치과를 포함한 의료 광고는 내보내기 전에 자율심의기구의 사전 심의를 거쳐야 하는 항목이 있습니다. 시술 전후 사진, 할인이나 가격을 강조하는 표현, 특정 효과를 단정하는 문구는 특히 엄격하게 봅니다. "확실히 낫는다", "무조건 성공한다" 같은 단정적인 표현은 대부분 문제가 됩니다. 환자의 후기를 그대로 인용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특정 효과를 보장하는 것처럼 읽힐 수 있는 후기..

치과계 이야기 2026.10.03

치과의사도 일자리가 점점 줄어든다.

원장님들을 만나면서 구인 이야기가 나오면 의외의 반응을 들을 때가 있습니다. "봉직의요? 요즘은 오히려 구하는 게 어렵지 않아요." 안타깝게도 봉직의로 일하는 치과의사들을 만나면 전혀 다른 이야기를 듣습니다. "자리가 없어서 갈 곳을 못 찾겠어요." 같은 시장을 두고 양쪽이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원인은 채용 시장이 아니라 병원 구조에 있었습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병원의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것부터 봐야 했습니다. 치과 시장은 점점 대형화, 거점화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 지역에 소규모 개인 치과가 여러 곳 있던 예전과 달리, 몇몇 대형 네트워크 치과나 거점 병원이 그 지역의 환자를 많이 흡수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습니다. 봉직의를 채용하는 병원 자체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었던 것..

치과계 이야기 2026.10.02

매출은 느는데 남는 게 없다는 원장님들의 말

병원을 만나면서 비슷한 말을 여러 번 들었습니다."작년보다 매출은 늘었는데, 통장에 남는 돈은 그대로예요."처음 들었을 때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습니다.원장님들이 겸손하게 말씀하시는 거라고, 실제로는 사정이 그렇게 나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런데 숫자를 같이 들여다보면 실제로 그런 경우가 많았습니다.매출이 늘어도 비용이 함께 늘었습니다매출이 늘면 직원을 더 뽑아야 합니다.환자가 늘면 재료비도 함께 늘어납니다.여기에 신규 환자를 데려오기 위한 광고비까지 더해집니다.매출 그래프는 올라가는데, 그 아래 비용 그래프도 거의 같은 기울기로 올라가고 있었습니다.한 원장님은 이걸 "러닝머신 위에서 뛰는 것 같다"고 표현했습니다.계속 뛰고는 있는데 제자리인 것 같은 느낌이라는 뜻이었습니다.특히 마케팅비는 늘..

치과계 이야기 2026.10.01

치과 수는 줄고 있는데 왜 더 힘들까

다들 포화라고 하는데개원가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입니다.포화다, 레드오션이다, 이제 늦었다. 근거를 물어보면 대개 체감입니다.근처에 몇 개가 새로 생겼다,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숫자를 찾아봤습니다.그리고 예상과 정반대 결과를 봤습니다.치과는 늘어나는 게 아니라 줄고 있었습니다.신규 개원은 20년 새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치의신보가 전국 의원 인허가 자료를 분석한 보도에 따르면, 치과의원 신규 인허가는 2005년 1,011곳에서 2025년 432곳으로 줄었습니다. 20년 사이 57.3퍼센트 감소입니다.5년 단위로 보면 흐름이 더 분명합니다.기간신규 인허가 치과의원 2001~2005년4,410곳2006~2010년4,879곳 (정점)2011~2015년4,340곳2016~2020년3,534곳2021~2025..

치과계 이야기 2026.09.15

동네 치과는 무엇으로 경쟁해야 할까

같은 무기로 싸우면 집니다체어 세 대짜리 동네 치과가 근처에 들어온 대형 치과와 경쟁하는 방법을 물어보시면, 대개 답이 하나로 모입니다.가격을 맞춰야 하나.그 방향으로 가면 정확히, 이기지 못합니다.규모가 큰 쪽은 구조적으로 유리한 것이 세 가지 있습니다. 재료와 장비의 구매 단가.물량이 다르면 단가가 다릅니다. 같은 제품을 쓰면서 원가에서 밀립니다. 광고 단가와 노출.예산 규모가 다르고, 전담 인력이 있고, 데이터가 쌓여 있습니다.같은 키워드에서 같은 자리를 놓고 붙으면 예산 싸움이 됩니다. 인력 풀.채용 채널과 교육 체계가 갖춰져 있습니다.사람이 나가도 메울 수 있습니다.이 세 가지 위에서 가격으로 붙으면 결과는 정해져 있습니다. 낮춘 만큼 그대로 내 마진에서 나갑니다.상대는 그 정도를 감당할 체력이..

치과계 이야기 2026.09.11

환자가 병원을 바꾸는 진짜 순간

원장님들이 오해하시는 지점환자가 떠나면 대개 이렇게 정리됩니다. 치료가 마음에 안 들었나 보다.가격이 비쌌나 보다.옆에 새로 생긴 곳으로 갔나 보다. 현장에서 10년 넘게 본 이탈은 대체로 그 지점이 아니었습니다.환자는 진료가 실패했을 때 떠나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로 나갔을 때 떠납니다.이탈이 실제로 일어나는 네 곳1. 체어에서 일어난 직후, 데스크에서설명은 체어에서 끝났습니다.그런데 환자는 마취 중이었거나 긴장한 상태였습니다.들은 내용의 절반은 이미 흘러갔습니다. 그 상태로 데스크에 섭니다.숫자가 나옵니다.환자 머릿속에 남은 것은 "70만 원"뿐입니다. 왜 그 금액인지는 남아 있지 않습니다. 여기서 "생각해 보고 연락드릴게요"가 나옵니다.2. 저녁 식탁에서비급여 상담이 ..

치과계 이야기 2026.09.09

실장님이 지치는 건 환자가 많아서가 아니다

치과에 들어서면 원장님보다 먼저 만나는 사람이 있습니다.데스크에 계신 실장님입니다.10년 넘게 치과를 돌면서, 저는 원장님보다 실장님과 더 많이 이야기했습니다.영업사원이 원장님을 붙잡고 오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은 길지 않으니까요.대기 시간에 데스크 앞에 서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자리에서 벌어지는 일이 보입니다.그리고 오래 본 결과, 저는 이렇게 생각하게 됐습니다. 실장님이 지치는 이유는 환자가 많아서가 아닙니다.같은 설명을 반복하기 때문입니다가장 자주 본 장면은 이겁니다.진료실에서 원장님께 설명을 들은 환자가 데스크로 나옵니다.그런데 방금 들은 내용을 다시 묻습니다.실장님이 처음부터 다시 설명합니다. 환자가 집에 갑니다.저녁에 자녀분이 전화를 겁니다.실장님이 수화기를 붙잡고 또 처음부터 설명합니다..

치과계 이야기 2026.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