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탈플랫폼 4

"지금 바로 진료 가능한 병원"을 만든 이유

예약 시스템을 만들면서 계속 걸리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예약이라는 건 늘 채워지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캘린더에 빈칸이 하나씩 채워지고, 병원은 그만큼 매출을 올리는 그림이 익숙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병원들을 만나다 보면, 정반대의 순간도 자주 봤습니다. 예약이 갑자기 비는 순간입니다. 예약은 비기도 합니다 환자가 갑자기 일정이 안 맞아 취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꽉 차 있던 오후 시간이, 당일 아침 문자 한 통으로 텅 비어버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그 시간이 그냥 빈 시간으로 남습니다. 한 시간이 비면 그 시간에 벌 수 있었던 매출이 그대로 사라집니다. 병원의 손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체어 하나, 의료진 ..

치카픽 만들기 2026.09.30

가장 공들인 기능을 빼기로 했습니다(전문의소견 2편)

앞의 이야기지난 글에서 전문의 사전 소견이라는 기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적었습니다.원장님들께 직접 여쭤 문진표를 만들고, 사진과 엑스레이를 받고, 방문 전에 방향을 짚어 드리는 기능이었습니다.저희 서비스의 중심이었습니다.소개 자료의 첫 장이었고, 원장님을 뵐 때 가장 먼저 보여 드리는 화면이었습니다. 그런데......그 기능을 출시 전에 뺐습니다.벽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기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원장님들의 반대도 아니었습니다.문제는 저희가 만든 것이 어디까지 허용되는 영역인가였습니다. 기획할 때 저희는 이 기능을 '정보 제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진단이 아니라 방향을 알려 드리는 것이니 괜찮을 것이라고 봤습니다.이름도 그래서 '소견'으로 붙였습니다. 그런데 검토를 받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었습니다.이름을 ..

치카픽 만들기 2026.09.10

저희는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전문의 소견 1편)

"임플란트 얼마예요?"치과 데스크에서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 전화입니다.실장님이 수화기를 듭니다. 5분 정도 설명하십니다. 뼈 상태에 따라 다르고, 뼈이식이 필요하면 비용이 달라지고, 보철 재료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고, 정확한 것은 와서 봐야 안다고 말씀드립니다. 상대는 이렇게 답합니다."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끊깁니다.저는 이 통화를 10년 넘게 옆에서 들었습니다.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작은 희망을 품고 계속 받는 전화입니다.감정노동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노동입니다.그런데 정작 더 어려운 쪽은, 그 환자가 실제로 오는 경우입니다.새우깡을 사듯이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는 순서가 단순합니다.새우깡이 천 원이라고 하면 가서 천 원에 사면 됩니다.가격을 먼저 알아도 아무 문..

치카픽 만들기 2026.09.08

덴탈온에서 치카픽까지, 상표를 출원하며 배운 것

명함 상자를 뜯던 날명함이 도착했습니다. 상자를 열고 한 장을 꺼냈습니다.서비스명 이름과 제 이름이 인쇄되어 있었습니다.덴탈온.10년 넘게 남의 회사 명함을 들고 치과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이번에는 제 회사 이름이었습니다.그런데......그 명함은 한 번도 쓰지 못했습니다ㅜ 후보는 여덟 개였고, 전부 '덴탈'로 시작했습니다이름을 정하려고 카톡방에서 각자 후보를 제출 했습니다.덴탈로그. 덴탈브릿지. 덴탈온. 덴탈존. 덴탈커넥트. 덴탈픽. 덴탈챗. 덴탈링크.며칠을 두고 봤습니다.지웠다가 다시 적었습니다.소리 내어 발음해 보고,도메인을 검색해 보고, 로고로 그려지는지 상상해 봤습니다. 지금 이 목록을 다시 보면 그때 저희가 어디에 서 있었는지가 그대로 보입니다.여덟 개가 전부 '덴탈'로 시작합니다. 당연한 ..

창업일지 2026.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