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걸로 하시겠어요"라는 질문
치과에서 가장 답하기 어려운 질문 중 하나입니다.
금, 지르코니아, 세라믹, PFM. 이름을 몇 개 들었는데 뭐가 다른지 모르겠고, 가격은 차이가 나고, 그 자리에서 결정해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 이렇게 묻게 됩니다. "선생님 어떤걸 추천하세요?"
이 글은 그 질문에 답을 드리는 글이 아닙니다.
결정하는 데 필요한 기준이 무엇인지를 정리한 글입니다.
먼저, 크라운이 무엇인가
크라운은 치아 전체를 덮어씌우는 것입니다.
충치를 조금 긁어내고 메우는 것으로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은 치아가 얇거나, 이미 크게 깨졌거나, 신경치료를 해서 속이 비어 있는 경우입니다.
그대로 두면 씹는 힘을 못 버티고 깨집니다.
그래서 바깥을 다듬고 그 위에 덮개를 씌웁니다.
마치 헬멧처럼요
그 덮개를 무엇으로 만들 것인가가 재료 선택입니다.
재료가 나뉘는 세 가지 기준
1. 얼마나 튼튼한가
씹는 힘은 어금니 쪽이 훨씬 큽니다.
그래서 어금니는 강도가 중요합니다.
여기에는 반대 방향의 고려도 있습니다.
너무 단단하면 맞은편 치아가 닳습니다.
크라운은 혼자 있는 것이 아니라 위아래로 맞물립니다.
한쪽만 지나치게 단단하면 반대쪽이 손해를 봅니다.
금 계열이 오래 쓰인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잘 견디면서 맞은편에 부담을 덜 주는 성질 때문입니다.
2.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앞니는 사정이 다릅니다.
웃을 때 보이는 자리이기 때문에 색과 투명감이 중요해집니다.
금속 계열은 색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앞쪽으로 갈수록 세라믹이나 지르코니아처럼 치아색이 나는 재료를 쓰게 됩니다.
3. 치아를 얼마나 깎아야 하는가
재료마다 필요한 두께가 다릅니다.
두께가 더 필요한 재료는 그만큼 치아를 더 다듬어야 합니다.
깎아낸 치아는 돌아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은 치아가 얼마 없는 경우에는 이 부분이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대표적인 재료들
금 계열
오래 쓰여 온 재료입니다. 잘 견디고 맞은편 치아에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색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주로 잘 보이지 않는 어금니 쪽에 쓰입니다.
시세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습니다.
지르코니아
치아색이면서 강도가 높은 편이라 최근 많이 쓰입니다.
앞니와 어금니 모두에 쓸 수 있습니다.
다만 단단한 만큼 맞은편 치아와의 관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세라믹(올세라믹)
심미성이 좋아 앞니 쪽에 주로 쓰입니다.
자연스러운 색과 투명감이 장점입니다.
PFM(도재금속관)
안쪽은 금속, 바깥쪽은 치아색 재료로 덮은 형태입니다.
오래 쓰여 온 방식이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잇몸 경계에 금속 색이 비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정하나
정리하면 이렇게 됩니다.
- 어금니이고 잘 안 보이는 자리 → 강도와 맞은편 치아를 우선 고려
- 앞니이거나 웃을 때 보이는 자리 → 색과 자연스러움을 우선 고려
- 남은 치아가 얼마 없음 → 얼마나 깎아야 하는지를 우선 고려
- 이를 세게 갈거나 악무는 습관이 있음 → 반드시 미리 말씀하실 것
마지막 항목이 중요합니다.
이갈이나 이악물기 습관은 재료 선택뿐 아니라 크라운의 수명 자체에 영향을 줍니다.
본인이 모르는 경우도 많으니, 아침에 턱이 뻐근하거나 주변에서 이 가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으셨다면 말씀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진료실에서 여쭤보시면 좋은 것
"이 자리에는 왜 이 재료를 권하시는 건가요?"
이 질문 하나면 충분합니다. 위치, 씹는 힘, 남은 치아 상태 중 어떤 이유로 그 선택을 하셨는지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가격만 비교하면 판단할 근거가 없습니다.
같은 재료라도 자리에 따라 맞고 안 맞고가 갈리기 때문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진단이나 치료 방침이 아닙니다.
개인의 구강 상태는 반드시 치과 진료를 통해 확인하셔야 합니다.
김지태. (주)희온컴퍼니 대표.
임플란트 회사에서 10년 넘게 현장 영업을 하며 500곳이 넘는 치과를 담당했습니다.
현재 치과 전용 플랫폼 '치카픽'을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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