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카픽 만들기 9

"지금 바로 진료 가능한 병원"을 만든 이유

예약 시스템을 만들면서 계속 걸리는 게 하나 있었습니다. 예약이라는 건 늘 채워지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캘린더에 빈칸이 하나씩 채워지고, 병원은 그만큼 매출을 올리는 그림이 익숙합니다. 그런데 현장에서 병원들을 만나다 보면, 정반대의 순간도 자주 봤습니다. 예약이 갑자기 비는 순간입니다. 예약은 비기도 합니다 환자가 갑자기 일정이 안 맞아 취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컨디션이 안 좋아서 못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날까지만 해도 꽉 차 있던 오후 시간이, 당일 아침 문자 한 통으로 텅 비어버리는 일이 흔했습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그 시간이 그냥 빈 시간으로 남습니다. 한 시간이 비면 그 시간에 벌 수 있었던 매출이 그대로 사라집니다. 병원의 손실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체어 하나, 의료진 ..

치카픽 만들기 2026.09.30

치과 다녀온 뒤에 더 궁금해지는 것들, 치아톡을 만든 이유

치과 진료는 보통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짧은 시간 동안 진료와 상담을 받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흐름으로 끝납니다.그런데 실제로 궁금한 것들은 오히려 그 이후에 더 많이 생깁니다.신경치료를 했는데 며칠이 지나도 시린 느낌이 남아 있으면 이게 정상인지 걱정됩니다.사랑니를 뺀 지 사흘째인데 오히려 더 아픈 것 같으면 이대로 두어도 되는지 불안해집니다.견적서에 적힌 낯선 단어 하나 때문에 이 치료가 정말 필요한 건지 다시 검색해보게 되는 경우도 흔합니다.진료실 밖에서 더 궁금해지는 것들이런 질문들은 대부분 진료 의자 위에서는 잘 떠오르지 않습니다.순간적으로 떠올랐다가도 뒤에 다음 환자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결국 집으로 돌아와 검색창을 열게 되는데, 여기서부터가 또..

치카픽 만들기 2026.09.24

치카픽에 리뷰를 넣지 않은 이유

치카픽에 리뷰를 넣지 않은 이유치카픽에는 별점이 없습니다.후기 게시판도 없습니다.치과를 찾는 앱을 만들면서 리뷰를 빼는 것은 상식적인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그럼에도 넣지 않기로 했습니다. 리뷰는 나쁜 것을 걸러내기 위한 장치인데, 저희가 하려는 일은 걸러내기가 아니라 기준을 세우는 일이기 때문입니다.리뷰는 원래 무엇을 하는 장치일까리뷰가 잘 작동하는 영역이 있습니다.음식점, 숙소, 공산품처럼 누가 이용해도 결과가 비슷하고, 이용자가 결과의 좋고 나쁨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영역입니다. 이 조건에서 리뷰는 강력합니다.여러 사람의 평가가 쌓이면 평균으로 수렴하고, 심하게 나쁜 곳은 자연스럽게 걸러집니다.리뷰의 본질은 최악을 피하게 해주는 장치입니다. 치과는 이 조건에 잘 맞지 않습니다. 먼저..

치카픽 만들기 2026.09.18

가장 공들인 기능을 빼기로 했습니다(전문의소견 2편)

앞의 이야기지난 글에서 전문의 사전 소견이라는 기능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적었습니다.원장님들께 직접 여쭤 문진표를 만들고, 사진과 엑스레이를 받고, 방문 전에 방향을 짚어 드리는 기능이었습니다.저희 서비스의 중심이었습니다.소개 자료의 첫 장이었고, 원장님을 뵐 때 가장 먼저 보여 드리는 화면이었습니다. 그런데......그 기능을 출시 전에 뺐습니다.벽은 다른 곳에 있었습니다기술 문제가 아니었습니다.원장님들의 반대도 아니었습니다.문제는 저희가 만든 것이 어디까지 허용되는 영역인가였습니다. 기획할 때 저희는 이 기능을 '정보 제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진단이 아니라 방향을 알려 드리는 것이니 괜찮을 것이라고 봤습니다.이름도 그래서 '소견'으로 붙였습니다. 그런데 검토를 받으면서 알게 된 것이 있었습니다.이름을 ..

치카픽 만들기 2026.09.10

저희는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전문의 소견 1편)

"임플란트 얼마예요?"치과 데스크에서 하루에도 몇 통씩 오는 전화입니다.실장님이 수화기를 듭니다. 5분 정도 설명하십니다. 뼈 상태에 따라 다르고, 뼈이식이 필요하면 비용이 달라지고, 보철 재료에 따라서도 차이가 나고, 정확한 것은 와서 봐야 안다고 말씀드립니다. 상대는 이렇게 답합니다."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끊깁니다.저는 이 통화를 10년 넘게 옆에서 들었습니다.오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작은 희망을 품고 계속 받는 전화입니다.감정노동이면서 동시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노동입니다.그런데 정작 더 어려운 쪽은, 그 환자가 실제로 오는 경우입니다.새우깡을 사듯이 결정할 수는 없습니다마트에서 물건을 살 때는 순서가 단순합니다.새우깡이 천 원이라고 하면 가서 천 원에 사면 됩니다.가격을 먼저 알아도 아무 문..

치카픽 만들기 2026.09.08

견적서를 받고 결정하기까지, 그 사이는 누가 도와주나

치과 서비스를 만들면서 시장을 오래 들여다봤습니다.가격을 비교해 주는 곳이 있었고,병원을 찾아주는 곳이 있었고,예약을 대신해주는 곳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구간만 비어 있었습니다. 견적서를 받은 다음부터, 치료를 결정하기 전까지. 이 구간은 온전히 환자 혼자입니다.종이 한 장을 들고 집에 돌아가서, 무슨 말인지 모르는 항목들을 보며 몇십만 원에서 몇백만 원짜리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치카픽의 견적서 풀이는 그 자리를 메우려고 만든 기능입니다.왜 이 구간이 비어 있었나기존 서비스들이 집중한 곳은 대체로 치과를 찾기 전입니다.어디가 싼 지, 어디가 가까운지, 어디가 후기가 좋은지. 여기까지는 도와주는 곳이 많습니다.그리고 예약이 잡히면 서비스의 역할이 끝납니다. 이유는 짐작이 갑니다.이 앞 구간이 돈이 되는..

치카픽 만들기 2026.09.04

치과 찾기는 어떻게 해야 할까

사람들이 치과를 찾는 방식은 대체로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검색입니다.지역 이름과 진료 항목을 넣고 나오는 결과 중에 고릅니다. 다른 하나는 물어보는 겁니다.지인에게, 혹은 온라인 카페나 오픈 카톡방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두 방법 모두 한계가 분명합니다.검색 결과의 앞자리는 광고비 순서에 가깝고, 지인의 추천은 그 사람의 상태를 기준으로 한 것입니다. 그래서 치카픽에서 가장 오래 붙잡고 있는 화면이 '치과 찾기'입니다.이 글은 그 화면을 어떤 기준으로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기록입니다.출발점: 무엇으로 고를 것인가기존 방식에서 비교 가능한 항목은 사실상 가격 하나였습니다.가격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다만 가격만 비교 가능한 상태에서는, 가격 외의 것을 잘하는 치과가 드러날 방법이 없습니다..

치카픽 만들기 2026.09.02

봉직의 원장님 이름이 화면에 나오는 이유

치과 관련 플랫폼 대부분은 병원 이름과 대표원장 이름만 노출합니다. 실제로 그 환자를 진료하는 봉직의 원장님의 이름은 어디에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치카픽에서는 이 부분을 다르게 설계했습니다.15년 경력과 3년 경력이 같은 한 칸에 있다포털 광고나 기존 플랫폼에서는 병원 단위로 노출이 이루어집니다.그 병원에 15년간 근관치료만 봐온 봉직의가 있어도, 개원한 지 3년 된 원장이 있어도, 겉으로 보이는 화면은 똑같은 병원 이름 한 칸입니다. 환자는 자신이 어떤 경력과 성향을 가진 의사를 만나게 될지 전혀 알 수 없는 상태로 예약을 하게 됩니다.다섯 개의 축으로 옮긴 이유그래서 치카픽에서는 의료진 개개인의 프로필을 별도로 만들었습니다.전문성, 숙련도, 소통, 세심함, 만족도 다섯 개 축으로 구성되고, ..

치카픽 만들기 2026.08.28

환자 한 명이 어떻게 가족 넷이 되는가 (가족 다이어리를 만든 이유)

광고비를 한 푼도 안 쓰고 신환이 느는 방법이 하나 있습니다.이미 만족한 환자의 가족을 데려오는 것입니다. 치카픽의 가족 다이어리는 이 단순한 사실 하나에서 출발한 기능입니다.치과가 구환을 잡을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 -> 리콜보철물에는 수명이 있습니다.임플란트는 식립보다 유지 관리가 더 어렵고, 주위염은 통증 없이 진행됩니다.리콜이 필요하다는 걸 원장님도, 실장님도 다 압니다. 문제는 전화 돌릴 사람이 없어서 못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등록한 진료 기록 한 줄이, 6개월 뒤 스케일링 알림의 근거가 되고 5년 뒤 보철 점검 알림의 근거가 됩니다.데스크가 전화하지 않아도 앱이 대신 환자를 두드립니다. 치과에서 미쳐 놓친 부분까지 어플에서 관리합니다.다이어리는 즉시 환자의 자산이 된다가족 다이어리에 기록..

치카픽 만들기 2026.08.26